가끔 5,60년대의 영화에 나오는 자동차를 보게 되면 아주 독특한 스타일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 옵니다. 자동차 후미쪽에 하늘로 높이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물고기 지느러미와 같다 하여 테일핀<Tail-Fin>이라고 불리는 이 디자인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생겨난 'Populuxe'세대에게 스피드와 유행을 선도하는 감각의 상징으로 여겨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1948년 캐딜락 시리즈62

P-38 라이트닝

1951년 뷰익 Le Sabre


테일핀은 자동차 디자인의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진 GM의 수석 디자이너 할리 얼<Harley Earl>이 2차 세계대전 중 맹활약을 떨쳤던 미공군의 P-38 라이트닝<Lightning>이라는 전투기에 달린 두개의 꼬리 날개에서 힌트를 얻어 1948년 캐딜락 시리즈 62<Cadillac Series 62>모델에 처음 반영하며 첫 선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그 모양은 테일핀 스타일의 전성기에 비해 아주 작은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후 대중의 인기가 테일핀에 집중하자 GM의 모든 차종에 테일핀 스타일을 반영하게 되고 1951년 발표한 뷰익자동차<Buick>의 Le Sabre컨셉<Concept Car>은 결정적으로 5,60년대의 자동차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후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디자이너였던 버질 엑스너도 테일핀 스타일의 자동차를 선 보이는 것을 계기로 다른 자동차 회사로 급격히 퍼지게 되어 동시대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널리 확산되기 시작합니다.

1956 Ford Thunderbird

1959 Eldorado Convertible


처음 테일핀은 유선형의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모습으로 시작되었지만 50년대 후반 크롬도금 장식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자 캐딜락은 59년형 엘도라도 컨버터블<Eldorado Convertible>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스타일의 테일핀을 선보이게 됩니다. 자동차 100년의 역사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가지고 싶은 자동차로 손 꼽히는 엘도라도 컨버터블은 화려함의 끝장을 보여 주려는 듯 직선을 가미한 데다가 날카롭고 높아 차량 하부 스커트에서 무려 107cm나 되었다고 합니다.

1961 Mercedes-Benz W110 190D

1960 Peageot 404


또한, 미국 자동차 디자인을 지켜 보고 있던 유럽의 자동차 회사에서도 테일핀 스타일을 모방한 모델을 선보이게 됩니다. 벤츠에서는 헤크플로스<HeckFlosse>라는 별명으로 달리 불리우며 4도어 세단인 W111(코드명)모델에서 낮고 작은 디자인으로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1972년 마지막 생산된 W108/109모델까지 그 모습을 남기게 됩니다.

1956 Chrysler New Yorker

1955 DeSoto Fireflite


權不十年이라고 했던가요. 60대초 최고 전성기를 끝으로 테일핀은 점차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그 모습은 급격히 사라져 갔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초까지 자동차 디자인에 영향을 주며 아래 위로 길쭉한 후미등을 가진 뒷모습으로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특히, 캐딜락은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지 90년대 초까지 테일핀 스타일의 흔적을 가진 길쭉한 후미등을 고집하기도 합니다만 이후 Allante모델에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죠.
하지만 옛날의 영광은 언제나 그리운 법일까요? 캐딜락은 미래 지향적인 날카로운 엣지를 살린 스타일을 추구하며 젊고 스포티한 감각으로 완전히 탈 바꿈을 시도한 CTS의 뒷모습을 통해 흔적이나마 테일핀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살려내고있습니다.

대중의 감각적인 트랜드는 너무나 빨리 변해 디자인의 세계도 혁명적이라 할만큼 숨가쁘게 변해왔습니다. 하지만 근래에 일어나고 있는 복고<Retro>에 대한 열풍은 자동차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과거의 자동차들이 하나씩 부활하고 있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나갈지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빨간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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