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했으나 왠일인지 이리저리 뒤척이길 수십여분 할 수 없이 컴퓨터를 키고 이웃들의 글에 댓글을 달며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래도 내켜 잠이 오질 않아 아직 덜 읽은 책이 있지 않을까하고 책꽂이를 둘러 보던 중에 하나가 눈에 띄어 책을 펼쳤다가 새벽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어 내려갔습니다. '쓴소리 곧은소리'라는 제목의 1986년에 출간된 책으로 1984년 영국에서 발간된 '국제 저명인사록'에 선정 수록되기도 한 김성식님(1908~1986)이 쓴 정치평론입니다.

제가 이책을 늦은 밤시간을 지나 새벽이 되도록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던 건 1980년대 초,중반에 동아일보에 게재되었던 그분의 글들이 지금의 정치상황에 대한 비평과도 하나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과는 달리 민주화운동이 전개되고 있던 당시의 동아일보는 찌라시 신문이 아닌 한편으로는 국민의 편에서 기사를 써내려 갔던 신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수많은 동아일보 기자들의 희생을 수반한 것이었기에 사회민주화를 대변하는 고인의 글들은 더욱 빛을 발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청계천 광장에서는 용산참사를 애도하고 정부의 각성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었습니다. 그 시간에 청와대에서는 따뜻한 실내에서 돌대가리 꼴통들이 모여 자화자찬과 더불어 거꾸로 가는 세상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우리 국민들의 권력을 향한 쓴소리가 계속되고 있지만 돌대가리 2mb는 주위의 사탕발림과 권력에 취해 헤어 날 생각은 커녕 우격다짐의 행보를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20여년 전의 실상과 비교해 가며 비판을 하고 있는데요. 고인글중에 2mb의 틀어 막힌 귓구멍을 향한 것 같은 글이 있더군요.

정부를 비판할 줄 모르는 국민은 정부에 협조할 줄도 모른다. 정부를 비판할 줄 아는 국민이라야 정부에 협조할 줄도 안다. (중략) 명정치가는 비판의 소리에 귀기울여 그대로 정치에 반영하고 비판자를 자기편에 끌어넣는 사람이다. 처음엔 비판의소리가 듣기 싫지만 듣고 있노라면 거기사 창조적 섬광이 번뜩임을 볼 수 있고, 참신한 정치의 대로(大路)가 열리게 되면 위정자와 비판자는 친구가 된다. 정치적 비판이 용납되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 국민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보이기위해서다.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생기에 넘쳐 있는가, 또 정치적 비판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사(國事)에 관심이 있다는 증거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은 국사에 대한 무관심이다. (중략) 국정에는 적지 않은 착오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착오가 있는 곳에 비판도 있게 마련이고 비판이 있는 곳에 협조도 있게 된다. 정치적 착오가 문제라기 보다 더 큰 문제는 지적되는 착오에 눈 가리고 귀를 막는 일이다. 올바른 비판에 눈 뜨고 귀를 열어 국민의 협조를 받는 것이 정치의 요체이다.

2mb정부는 이른바 '7대악법'을 통해서 모든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자신의 목소리만을 키워나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딴나라당 국개의원들도 피리소리만을 따라가는 영혼없는 쥐떼들 마냥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국민은 강남의 일부들과 욕심으로 충만한 일부계층들로 한정되어 있어 대한민국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시민들의 목소리는 한낮 소음으로 치부해 버리고 있습니다. 역사를 들여다 보아도 간신의 무리에 둘러싸인 왕은 실패하고 쓰디 쓴 충신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인 왕은 성공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만일 정치인이 의무보다 권리를 앞세우고, 국민이 권리를 포기하고 의무에 눌린다면, 그런 나라는 전제 혹은 독재국가밖에 될 것이 없다.

독재체제는 안정을 목적으로 불안정을 정책으로하는 서로 이율배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불안을 조성하고 안정을 제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독재체체이다.

2mb정부는 경제위기를 앞세워 국민들에게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는 더욱 팽창시키고 있습니다. 생존권과 거주권같은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포기를 요구하며 경제발전이 마치 우리의 의무인듯이 한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결국에 그 열매는 정작 우리에게 돌아 오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그들만의 국민'에게만 돌아 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권리와 이익이 편중되면 불안정은 가속화 될 것이고 안정을 위해선 이제는 가 되버린 공권력을 동원하여 안정을 빌미로한 무한의 칼을 휘두르게 될 것이 뻔해집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권력잡기에 열심으로 노력한다. 그러나 권력으로 자기 욕망을 채운다는 것은 일종의 강도행위다.

권력과 돈이 양심을 파산시켰으니 하루빨리 양심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은 권력과 돈 있는 사람들이다. 양심이 파산된 나라는 구제받을길이 없다.

애초부터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는 나라에서 지난 '잃어버린 십년'동안 그들은 얼마나 권력의 탐욕을 키워왔는지 모릅니다. 이제 그들은 권력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보았으므로 權不十年이란 말따위는 머리에서 떠난지 오래이고 권력의 재탄생을 위하여 어떤 일도 서슴치 않을 것이고 이제 양심은 부자와 지도자가 되지 못하는 수단으로 일컬어져 능력이라는 '탈'을 쓴 부패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를 '征治'라고 쓰고 있지만 실상은 '正治'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대화는 사라지고 50여년전이나 성행했던 좌파와 우파라는 편짜기로 수구들은 공격을 일삼으며 시간을 거꾸러 되돌려 놓고 있습니다.
20여년전 '진실의 목소리'를 간절히 원했던 이 땅의 국민들에게 정의와 양심이라는 등불로 '곧은목소리'를 내던 고인의 외침이 두번의 강산이 바뀐 시점에서 또 다시 필요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피와 눈물로 일으켜 온 민주주의와 사회정의가 얼마나 훼손되어 가고 있는지 보여 주고 있습니다.

유식한 정치와 무식한 정치가 있습니다. 유식한 정치는 설득의 정치요. 무식한 정치는 힘으로 억누르는 정치입니다.무식하면 논리가 통하지 않습니다. 오직 폭력만이 있지요. 지금의 2mb정부는 어떤 정치를 하고 있는지요? 손톱만큼의 양심에라도 자신들이 당당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Posted by 빨간여우
:
BLOG main image
by 빨간여우

공지사항

TISTORY 2008 우수블로그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26)
부릉부릉 자동차 이야기 (71)
보고읽은 이야기 (9)
도란도란 이야기 (18)
투덜투덜 이야기 (5)
컴맹이 말하는 컴얘기 (8)
08년 8월 31일이전 (211)
알려고하지 마셈 (3)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