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메이커들은 세계각국에서 열리는 수많은 모터쇼에서 화려한 디자인과 기능들의 컨셉트카<Concept Car>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자동차산업 발전의 방향에 대한 제시를 하여 소비자들로 부터 눈길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며 나타나는 컨셉트카들은 대중의 가슴속에 드림카<Dream Car>로 자리잡으며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게 되는데요. 이런 컨셉트카는 언제부터 만들어져 소비자들에게 소개되었을까요?.

세계최초의 컨셉트카는 GM의 자회사인 뷰익<Buick>에서 소개한 Y-Job이라는 자동차로, 1938년에 디자인되고 만들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혁신적이었습니다.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살펴 보려고 했던 GM은 미국의 전설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GM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Harley J. Earl과 뷰익의 수석엔지니어였던 Charlie Chayne을 주축으로 Y-Job를 만들게 되는데요. 여기에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1929년에 생산된 새 뷰익모델들을 보고 Walter P. Chrysler(크라이슬러 자동차社 창립자)가 무심코 뱉은 "마치 임산부같이 보이는군'이라는 혹평 한마디와 당시에는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새로운 스타일로 인하여 뷰익 자동차는 전년도인 1928년보다 무려 오만대의 판매감소를 경험하게됩니다. 이런 경험을 밑바탕으로 GM의 사장이었던 Alfred Sloan은 할리 얼을 중심으로 Art & Colour라는 디자인과 기술을 담당하는 기구를 만들어 미래의 자동차 연구와 테스트를 담당하게 합니다.

하지만 컨셉트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이라 연구의 결과로 생겨난 자동차들은 모두 생산으로 직결되어 소비자들에게 판매가 되든지 아니면 스케치로만 남아 폐기되었을뿐 이었습니다. 이에 할리 얼은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동차를 만들어 대량생산 이전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GM의 기술력을 돋보이게 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되고, GM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1938년 Y-Job이라는 세계최초의 컨셉트카를 만들게 됩니다.

디자이너인 할리 얼은 화려하고 카리스마가 있으며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예술과 같은 자동차인 동시에 미래를 앞서 갈 자동차를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이에 걸맞게 이름에 독특하게도 'Y'라는 문자를 사용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새롭고 실험적인 자동차에는 'Next'라는 의미의 'X'를 접두어로 많이 사용했지만 -이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할리 얼은 비행기 제작회사에서 전투기 이름에 주로 쓰던 'Y'라는 접두어를 사용하여 이름을 붙임으로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대의 특별한 자동차라는 인식을 심어 줍니다.

드림카<Dream Car>라는 새로운 자동차 예술의 한 장르를 장식하게 된 Y-Job은 곡선미가 유려하고 풍만한 공간을 가진 유선형의 스타일을 하고 있습니다. 뷰익 센츄리<Century>의 섀시를 이용하여 제작한 Y-Job은 전장 5293mm, 휠베이스 3194mm로 지금의 벤츠 S클래스의 w221 S500보다 더 길고 화려했으며, 2인승 컨버터블형의 우아한 모습의 스포티카<Sporty Car>였습니다. 또한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여 자동 히든램프, 파워 윈도, 자동으로 개폐되는 컨버터블탑등을 탑재한 최초의 자동차이기도 합니다.

1930년대 자동차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던 16인치휠 대신에 13인치림<Rim>과 타이어를 사용하여 차를 더욱 길고 낮게 보이도록 만들었고,  차체를 감싸는듯한 범퍼, 수평으로 넓게 뻗은 그릴<Grill>, 차체에 돌출되지 않은 평평한 스타일의 도어손잡이, 총가늠자를 연상하게 하는 후드엠블렘(이후 뷰익차의 후드엠블렘으로 사용), 보닛과 완벽히 한쌍을 이룬 휀더 그리고 사이드 발판을 없애는 등 이전엔 보지 못했던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은 Y-Job을 두고 "마치 미래에서 날라온 타임머쉰과 같은 자동차"라고 일컬었습니다. 이러한 Y-Job의 기술과 디자인이 60년대까지 자동차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2008년 뷰익자동차의 'Enclave'의 디자인에 까지 영향을 주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38년부터 모터쇼에 전시되어 대중들에게 미래의 자동차로 찬사를 받으며 드림카로 명성을 드높인 Y-Job은 그후 10년이상이 지난 1949년에 대량생산 모델인 Series 50과 70의 디자인에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모터쇼가 끝난 후 Y-Job은 미시간주의 플린트<Flint, Michigan>에 위치한 슬론 자동차박물관<Sloan Museum>을 거쳐 헨리포드 박물관에서 약20년간 전시되어 대중들의 눈길을 끌다가 1993년 마지막으로 미시간주 와렌<Warren, Michigan>에 있는 지엠 디자인센터<GM Design Center>으로 돌아와 보관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Y-Job은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의 역활만으로 생명을 다하지는 않았습니다.

생전의 할리 얼과 Y-Job

모터쇼에서 명성을 날린 뒤 할리 얼의 승용차로 수년간 무려 25,000마일(약40,000Km)을 운행했다고 하는데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타고 다닌 할리 얼이야말로 행운아가 아닐까 합니다.



Posted by 빨간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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